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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통사고 가해자가 되어 형사 합의를 진행할 때, 최근에는 운전자보험에서 피해자에게 합의금을 바로 쏴주는 '선지급 시스템'을 많이 이용합니다. 내 통장을 거치지 않고 보험사가 직접 주니 간편해 보입니다.
그런데 여기서 많은 분이 헷갈려 하십니다. "보험사가 알아서 주는데, 굳이 내가 피해자한테 채권양도 통지까지 해야 하나요?" 결론부터 말씀드리면 네, 반드시 하셔야 합니다. 그렇지 않으면 피해자가 나중에 민사 보상금(자동차보험금)을 받을 때 형사합의금만큼 돈이 깎이는 불상사가 발생하여, 합의가 파기되거나 2차 분쟁이 생길 수 있기 때문입니다. 오늘은 형사합의금 직접 지급 시에도 채권양도가 왜 필수인지, 그 법적 원리를 명쾌하게 정리해 드립니다.
이야기 보험사가 돈 준대서 안심했는데, 피해자가 화난 사연
🚗 12대 중과실 사고의 악몽 직장인 박 과장은 운전 중 신호를 위반하여 횡단보도를 건너던 보행자를 치는 사고를 냈습니다. 피해자는 전치 8주의 진단을 받았고, 박 과장은 형사 처벌을 감면받기 위해 형사 합의를 해야 했습니다. 다행히 가입해 둔 운전자보험에서 형사합의금 1,000만 원이 지원된다는 확인을 받았습니다.
🤝 순조로워 보였던 합의 박 과장은 피해자에게 "제 보험사에서 1,000만 원을 바로 입금해 드릴 겁니다"라고 말하고 합의서를 썼습니다. 피해자도 돈이 바로 들어온다니 동의했습니다. 그런데 며칠 뒤, 피해자로부터 화가 난 전화가 걸려 왔습니다. "박 선생님, 보험사에서 주는 1,000만 원 받으면 나중에 자동차보험 보상금에서 그만큼 깐다고 하네요? 이러면 합의한 의미가 없잖아요! 채권양도 각서 안 써주면 합의 취소입니다!"
📝 몰랐던 서류 하나 박 과장은 당황했습니다. 돈은 보험사가 주는데 채권은 또 뭐고 양도는 왜 하라는 건지 이해가 안 갔습니다. 알고 보니 박 과장이 '이 서류'를 챙기지 않으면 피해자는 1,000만 원을 받고, 나중에 치료비 합의금에서 1,000만 원을 뱉어내야 하는 조삼모사 상황에 처하는 것이었습니다. 박 과장이 놓친 것은 바로 채권양도 통지서였습니다.
1. 왜 채권양도를 안 하면 돈이 깎일까요?
이 문제를 이해하려면 손익상계라는 법적 원리를 알아야 합니다.
⚖️ 민사와 형사의 묘한 관계 법적으로 형사합의금은 위로금 성격도 있지만, 일부는 손해배상금의 일부로 간주됩니다. 피해자가 나중에 가해자의 자동차보험사(민사)로부터 최종 보상금을 받을 때, 자동차보험사는 이렇게 주장합니다. "피해자분, 이미 형사합의금으로 1,000만 원 받으셨죠? 그건 손해배상금 미리 받은 거나 다름없으니, 우리가 줄 돈에서 1,000만 원 빼고(공제하고) 드리겠습니다."
💸 피해자의 손해 이렇게 되면 피해자는 형사 합의를 해줘서 가해자를 감옥에서 구해줬는데, 정작 금전적으로는 자동차보험에서 받을 돈이 줄어들어 이득이 0원이 됩니다. 그래서 피해자들은 합의서에 "이 돈은 순수한 위로금이며, 민사 배상에서 공제하지 않는다"는 조건을 걸게 됩니다.
2. 채권양도 통지, 피해자의 돈을 지키는 방패
공제를 막기 위해 필요한 것이 바로 채권양도입니다.
🛡️ 권리를 넘겨주는 과정 가해자(박 과장)가 자동차보험사에 대해 가지는 권리(내가 낸 합의금을 보험금에서 공제해달라고 할 수 있는 권리 등)를 피해자에게 넘겨주는 것입니다. 쉽게 말해 박 과장이 자동차보험사에게 편지(내용증명)를 보내 "내가 피해자에게 준 형사합의금은 자동차보험금에서 깎지 마세요. 만약 깎아야 할 권리가 있다면 그 권리를 피해자에게 다 넘깁니다"라고 선언하는 것입니다. 이 절차가 있어야만 피해자는 형사합의금 1,000만 원 + 민사 합의금 전액을 온전히 다 받을 수 있습니다.
3. 보험사 직접 지급(선지급)일 때도 해야 하나요?
많은 분이 헷갈리는 포인트입니다. "내가 낸 게 아니라 보험사가 냈으니 나는 권리가 없지 않나요?"
📢 네, 그래도 해야 합니다. 2017년 이후 운전자보험 약관이 개정되어 보험사가 피해자에게 직접 송금하는 시스템이 도입되었습니다. 하지만 민사상 손해배상 원칙은 변하지 않았습니다. 돈이 어디서 나왔든(가해자 주머니든, 가해자의 운전자보험이든), 피해자가 형사 합의 명목으로 돈을 받으면 자동차보험사는 여전히 공제를 시도할 수 있습니다. 따라서 안전한 합의를 위해서는 보험사 직접 지급 여부와 상관없이 합의서 특약 사항에 채권양도 조항을 넣고, 가해자가 자동차보험사에 채권양도 통지서를 보내는 것이 정석입니다.
Q&A 형사합의와 채권양도, 이것이 궁금하다
가장 많이 묻는 핵심 질문을 정리해 드립니다.
Q1. 채권양도 통지는 누가, 어디로 보내나요?
📮 가해자가 자동차보험사로 보냅니다. 반드시 가해자(운전자)의 명의로 작성하여, 가해자가 가입한 자동차보험사(대인배상 담당자) 앞으로 내용증명 우편을 보내야 합니다. (운전자보험사가 아닙니다! 자동차보험사입니다.)
Q2. 합의서에 문구만 넣으면 안 되나요?
📃 통지까지 해야 확실합니다. 합의서에 "채권양도를 하기로 한다"고 적었더라도, 이를 제3자인 보험사에 알리지(통지) 않으면 효력이 없을 수 있습니다. 민법상 채권양도의 대항요건은 통지 또는 승낙입니다. 확실하게 하기 위해 우체국 내용증명을 보내는 절차를 꼭 밟으세요.
Q3. 운전자보험사가 알아서 해주지는 않나요?
🤷 도와줄 수는 있지만, 의무는 가해자에게 있습니다. 최근 일부 운전자보험사는 합의 중재 서비스 등을 통해 서류 작성을 도와주기도 합니다. 하지만 법적인 통지 주체는 가해자 본인이어야 하므로, 설계사나 보상 담당자에게 물어보고 서류 양식을 받아 직접 챙기셔야 나중에 뒤탈이 없습니다.
마치며 마무리가 좋아야 진정한 합의입니다
형사 합의는 큰돈이 오가는 중요한 절차입니다. 돈만 보냈다고 끝나는 것이 아닙니다.
채권양도 통지는 피해자가 억울하게 보상금을 깎이지 않도록 배려하는 마지막 예의이자, 합의의 효력을 완벽하게 만드는 안전장치입니다. 조금 번거롭더라도 우체국에 들러 내용증명 한 통을 보내세요. 그 종이 한 장이 골치 아픈 분쟁을 깔끔하게 막아줄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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