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뒷좌석의 날벼락, 그리고 합의의 기술
2026년 1월, 프리랜서 디자이너 지민은 친구들과 함께 강원도로 겨울 여행을 떠나고 있었다. 운전대를 잡은 친구는 베테랑이었고, 뒷좌석에 앉은 지민은 편안하게 창밖 풍경을 즐기고 있었다. 평화는 한순간에 깨졌다. 쾅!
둔탁한 소음과 함께 몸이 앞으로 쏠렸다가 안전벨트에 의해 강하게 되튕겨졌다. 뒤따르던 트럭이 졸음운전으로 지민이 탄 차를 들이받은 것이다. 다행히 큰 외상은 없었지만, 사고 직후부터 허리와 목에 뻐근한 통증이 밀려왔다.
"상대방 100% 과실이래요. 우리 잘못은 없어요."
친구의 말에 안도했지만, 문제는 그다음부터였다. 지민은 목과 허리 통증으로 4일간 입원 치료를 받았다. 퇴원 후에도 통증이 가라앉지 않아 매일 한의원을 다니며 침을 맞았다. 그러던 어느 날, 상대방 보험사 담당자에게서 전화가 왔다.
"지민 님, 많이 놀라셨죠? 입원도 짧게 하셨고, 경상이라 저희가 규정상 드릴 수 있는 합의금은 80만 원 정도입니다. 오늘 합의하시면 10만 원 더 얹어 드릴게요."
지민은 순간 말문이 막혔다. '내가 4일이나 병원 밥 먹으며 고생했고, 지금도 아파서 일도 제대로 못 하는데 90만 원?' 억울한 마음이 들었지만, 보험사는 "규정"이라는 단어만 반복했다. 지민은 전화를 끊고 곧바로 노트북을 켰다. 호락호락하게 당할 수는 없었다. 동승자의 권리와 합의금 산정 기준을 공부하기 시작한 지민. 과연 그녀는 보험사의 방어를 뚫고 정당한 보상을 받아낼 수 있을까?
🚗 1. 100:0 사고, 동승자의 지위와 권리
먼저 질문자님의 상황은 상대방 과실 100%인 사고의 피해 차량 동승자입니다. 이는 합의 과정에서 매우 유리한 위치입니다.
🛡️ 동승자의 특권
과실 상계 없음: 피해 차량의 과실이 0%이므로, 동승자인 질문자님의 과실도 당연히 0%입니다. 즉, 합의금에서 깎일 돈이 없다는 뜻입니다. (단, 안전벨트 미착용 시에는 10~20% 과실이 잡힐 수 있으나, 착용하셨다고 가정합니다.)
운전자 보험 할증 무관: 질문자님이 받는 합의금은 전액 가해 차량(졸음운전 차량)의 보험사에서 지급합니다. 운전한 지인의 보험료에는 전혀 영향을 주지 않으니 미안해할 필요 없이 당당하게 치료받고 합의하시면 됩니다.
💰 2. 합의금을 구성하는 3가지 핵심 요소
보험사가 제시하는 금액이 적정한지 알기 위해서는 합의금이 어떻게 만들어지는지 알아야 합니다. 교통사고 합의금은 크게 위자료, 휴업손해, 향후 치료비 세 가지로 나뉩니다.
① 위자료 (정해진 금액) 🩹
부상 급수에 따라 정해져 있습니다.
뼈가 부러지지 않은 염좌 타박상(보통 12~14급)의 경우, 위자료는 15만 원에서 20만 원 사이로 고정되어 있습니다. 이 금액은 협상의 여지가 거의 없습니다.
② 휴업손해 (입원 기간의 보상) 📉
입원한 기간 동안 일을 못 해서 발생한 손해를 보상합니다.
계산법:
1일 소득 × 입원 일수 × 85%질문자님 사례: 4일 입원하셨으므로, 4일 치 소득의 85%를 받습니다.
직장인: 월급을 기준으로 산정.
무직/학생/주부: 도시일용노임(2025년 기준 월 약 300만 원 초반대)을 적용합니다.
예시: 월 소득 300만 원이라고 가정하면, 하루 약 10만 원 × 4일 × 85% = 약 34만 원 정도가 휴업손해액이 됩니다.
③ 향후 치료비 (협상의 핵심) 🏥
가장 중요한 부분입니다. 보험사는 피해자가 빨리 합의해 주는 조건으로, 앞으로 들어갈 치료비를 현금으로 미리 땡겨줍니다.
질문자님은 현재 "통원 치료를 매일 받고 있다"고 하셨습니다. 이는 보험사 입장에서 큰 부담입니다. 피해자가 병원에 갈 때마다 치료비+교통비(8,000원)가 계속 나가기 때문입니다.
보험사는 이 비용을 줄이기 위해 합의금을 높여서라도 조기에 종결하려고 합니다.
🧮 3. 질문자님 예상 합의금 계산 (시뮬레이션)
질문자님의 상황(입원 4일, 현재 매일 통원 중, 경상 추정)을 바탕으로 대략적인 금액을 산출해 보겠습니다. (※ 정확한 금액은 소득 수준과 부상 정도에 따라 다릅니다.)
기본 산정액 (보험사 약관 기준)
위자료: 약 15만 원
휴업손해(4일): 약 35만 원 (도시일용노임 기준 가정)
통원 교통비: 현재까지 다닌 일수 × 8,000원 (무시할 수준)
합계: 약 50만 원 + @
⚠️ 여기서 중요한 점! 약관대로만 계산하면 고작 50~60만 원입니다. 하지만 실제 합의금은 이렇게 정해지지 않습니다. 바로 '향후 치료비' 때문입니다.
실제 적정 합의금 구간 📊
최소 구간: 120만 원 ~ 150만 원 (보험사가 초기에 방어적으로 제시하는 금액)
적정 구간: 180만 원 ~ 250만 원 (입원을 짧게 했더라도, 꾸준한 통원 치료를 통해 통증을 호소할 경우 가능한 금액)
입원을 4일밖에 안 하셨기 때문에 휴업손해액이 적어, 소위 말하는 '대박 합의금(300~400만 원 이상)'은 현실적으로 어렵습니다. 하지만 현재 통원 치료를 매일 받고 계시다는 점은 강력한 협상 카드입니다.
🗣️ 4. 합의금을 높이는 협상 꿀팁
보험사 담당자는 전문가입니다. 그들을 상대로 정당한 보상을 받으려면 전략이 필요합니다.
Tip 1. 아픈 티를 확실히 내세요 (치료가 우선) 🩺 "입원 4일 하고 퇴원했으니 다 나은 거 아니냐"라고 담당자가 말할 수 있습니다. 이때 단호해야 합니다. "퇴원은 병원 사정상/개인 사정상 한 것이지, 다 나아서 한 게 아닙니다. 뒷목이 뻐근해서 잠도 못 자고 매일 물리치료 받고 있습니다. 지금 합의할 상태가 아닙니다." 라고 말씀하시고 실제로 병원을 꾸준히 다니세요.
Tip 2. 초조해하지 마세요 (시간은 내 편) ⏳ 담당자는 월말이나 주말 전에 실적 압박으로 전화를 자주 합니다. 이때 "이번 달에 합의해 주시면 더 챙겨드립니다"라고 회유할 것입니다. "저는 몸이 낫는 게 중요하지 돈 몇 푼이 급한 게 아닙니다. 치료 충분히 받고 나중에 연락드릴게요." 라고 말하고 전화를 끊으세요. 합의를 미룰수록(치료가 길어질수록) 보험사는 지출이 늘어나므로, 결국 합의금을 높여서 제안하게 됩니다.
Tip 3. 구체적인 금액 제시 💵 담당자가 "얼마 원하시는데요?"라고 물을 때, 너무 터무니없는 금액(천만 원 등)을 부르면 오히려 협상이 결렬됩니다. 입원 4일에 통원 중이라면, "휴업손해도 있고, 앞으로 한두 달은 더 치료받아야 할 것 같은데, 향후 치료비 포함해서 250만 원 정도 생각합니다."라고 던져보세요. 그럼 담당자는 깎으려고 하겠지만, 기준점이 높아졌기에 100만 원 초반대보다는 높은 금액에서 조율될 확률이 돕니다.
❓ 자주 묻는 질문 (Q&A)
Q1. 상대방이 졸음운전인데 형사 합의금은 못 받나요?
A. 안타깝게도 일반적인 졸음운전 사고(종합보험 가입, 12대 중과실 아님, 피해자 사망/중상해 아님)는 형사 처벌 대상이 아닙니다. 따라서 별도의 형사 합의금은 발생하지 않으며, 보험사를 통한 민사 합의금만 받으실 수 있습니다.
Q2. 입원을 더 했어야 합의금이 많아지나요?
A. 네, 맞습니다. 휴업손해는 '입원 일수'에 비례합니다. 하지만 이미 퇴원하셨으므로 되돌릴 수는 없습니다. 지금 상황에서는 '통원 치료 빈도'를 높여서 아프다는 것을 증명하고 향후 치료비를 많이 받아내는 것이 최선입니다.
Q3. 한의원 치료가 합의금에 유리한가요?
A. 대체로 그렇습니다. 한의원 치료(첩약, 추나요법, 약침 등)는 일반 정형외과 물리치료보다 진료비 단가가 높습니다. 보험사 입장에서는 나가는 돈이 많아지므로, 한의원에 오래 다니는 환자일수록 합의를 서두르려는 경향이 있습니다.
Q4. 학생이나 주부도 휴업손해를 받나요?
A. 네, 받습니다. 소득 증빙이 어려운 무직자, 대학생, 전업주부도 '도시일용노임'이라는 기준을 적용받아 월 약 300만 원 초반대의 소득이 있는 것으로 간주합니다. 입원 1일당 약 8~9만 원 꼴로 계산됩니다.
Q5. 합의 후 후유증이 생기면 어떡하죠?
A. 원칙적으로 합의 후에는 추가 청구가 불가능합니다. 그래서 섣불리 합의하면 안 됩니다. 만약 정말 걱정된다면 합의서에 "합의 이후 발생하는 중대한 후유증에 대해서는 별도 보상한다"는 단서 조항을 넣거나, 의사에게 후유장해 가능성을 미리 상담받는 것이 좋습니다. 경미한 사고라면 보통 2~3주 치료 후 몸 상태를 보고 합의하는 것을 추천합니다.
🚀 마무리하며
교통사고는 후유증이 무섭습니다. 지금 당장 눈앞의 합의금 몇십만 원보다 중요한 것은 질문자님의 건강입니다.
입원 기간이 4일로 짧았기 때문에 보험사는 적은 금액으로 조기 합의를 유도할 것입니다. 하지만 '매일 통원 치료 중'이라는 점은 질문자님이 아직 많이 아프다는 증거입니다.
절대 서두르지 마세요. 충분히 치료받으시고, 통증이 어느 정도 가라앉았을 때 여유롭게 협상 테이블에 앉으세요. 100:0 피해자라는 정당한 권리를 행사하여, 몸과 마음의 상처를 치유할 수 있는 적절한 보상을 받으시길 응원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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